dear H(初恋)
언제나 날 걱정해 주는 히마리에게. 유난히 히마리라는 글자를 쓸 때 차마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갈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보면 나쁘지 않다 할 수 있는 필체가 그 부분에서 흩어졌다. 진정해, 카즈토라. 이제 초입부일뿐이야. 피의 핼러윈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에 제격이었다. 중학생 정도밖에 되지 않은 학생들이 싸움을 하다 그중의 하나가 칼부림을 벌이고, 그러다 다른 친우를 죽음까지 몰아넣다니. 군중들의 반응은 뻔했다. 가해자로 불리는 그 아이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그 아이의 이름 활자 하나 알지도 못하면서 가족까지 들먹이며 지옥에서 썩어 죽을 놈이라고 욕지거리를 내뱉기도 했다. 정작 지옥에서 썩어 죽을 놈은 영원히 10월 31일에 머물러 있는데. 당신들이 첨언하지 않아도 난 이미 지옥인데. 그 아이..
2023.04.20